라미네이트 한 장에는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다. 원하는 모양을 듣고, 치아를 살피고, 마지막에 붙이는 일은 진료실이 맡는다. 그 사이에서 실제로 한 장 한 장을 만드는 사람이 치과기공사다. 수치과병원에서는 원내 기공실을 총괄하는 임백진 기공실장이 그 일을 한다.

“심미는 진료실과 기공실이 함께 만든다고 생각해요.”

팔레트 위에서 붓으로 라미네이트 색을 맞추는 손

임백진 실장은 대학에서 기공을 배우던 2013년에 일을 시작했다. 스무 명 가까운 기공사가 함께 일하는 기공소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지금은 수치과병원 원내 기공실을 총괄하고 있다. 상담에서 정한 모양과 색을 바탕으로 실제 라미네이트를 만드는 곳이 이 방이다.

Q1.진료실과 기공실은 어떻게 함께 일하나요?

“라미네이트를 디자인할 때는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뭘 원하시는지 먼저 파악해요. 그 내용을 기공실에 전해 주시면 저희가 그걸 바탕으로 디자인을 시작하죠. 그러니까 진료실하고 기공실은 대화를 정말 많이 해야 해요.”

“각자 역할을 퍼센트로 나누기는 어려워요. 진료실에서 해 주시는 진단이나 피드백도 중요하고, 기공도 중요하니까요. 한쪽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치아 색을 고르는 셰이드 가이드

Q2.원내 기공실을 총괄하는 일은 어떤가요?

“일이 몰리면 바쁠 때도 있어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챙겨요. 제가 계획한 대로 진행하고, 결과도 제가 책임지는 거죠. 그렇게 해서 케이스가 잘 나오면 뿌듯해요.”

밀링기에서 깎여 나오는 라미네이트
붓으로 라미네이트에 색을 입히는 임백진 기공실장

수치과병원은 라미네이트를 위해 치아를 깎는 양을 되도록 줄이려 한다. 임 실장에게는 그만큼 만드는 데 손이 더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Q3.치아를 덜 깎으면 만들기가 더 어려운가요?

“사실 보철물을 만들기는 치아를 어느 정도 깎은 상태가 수월해요. 최소 삭제로 만드는 라미네이트는 아주 얇거든요. 붙이기 전까지는 약하고 깨지기도 쉬워서, 그만큼 손이 많이 가요.”

“그래도 환자분 입장에서 생각하면 자기 치아를 더 많이 남길 수 있잖아요. 저는 그 점이 좋다고 봐요. 만들기는 어려워도 그 방식이 맞다고 생각하는 거죠.”

Q4.기공사가 보기에 잘 만든 라미네이트는 어떤 건가요?

“저는 자연스러운 쪽을 좋아해요. 라미네이트가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죠. 김수완 원장님도 자연스러우면서 살짝 밝은, 너무 튀지 않는 쪽을 좋아하세요. 미감이 좋은 분이라 같이 일하기가 편해요.”

“아주 하얀 치아를 원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러면 그분이 원하시는 방향을 존중해서 만들죠. 다만 시간이 지나서 주변 이야기를 듣고, 더 자연스러운 쪽으로 다시 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상담할 때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자연스러운 쪽을 좋아해요. 라미네이트가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죠.”

환자 치아 모형 위에서 라미네이트 가장자리를 다듬는 손
모형에 라미네이트를 끼워 맞춰 보는 모습

Q5.원하는 모양을 잘 전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문 용어는 모르셔도 괜찮아요. 다만 내가 어떤 걸 원하는지는 말씀해 주셔야 하니까, 사진을 가져오시면 좋아요. 마음에 드는 치아 사진이 있으면 그걸 보면서 디자인이나 색을 정할 수 있거든요. 도움이 많이 되죠.”

“물론 사진 속 사람하고 내 얼굴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사진을 출발점으로 삼고, 환자분 얼굴에 맞게 다시 그려요. 저희는 그 작업을 하는 거죠.”

테이블 위에 놓인 라미네이트 네 장

Q6.좋은 기공사는 무엇이 다른가요?

“배우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잘하는 기공사들을 보면 주말에는 세미나에 가고, 평일에도 남아서 공부하거든요.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더 좋은 보철물을 만들 수 있는 역량도 커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 아이가 생겨서 세미나에는 많이 못 가요. 대신 책으로 공부하는데, 책에서 얻는 게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Q7.일하면서 힘이 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기공이 재미있어요. 제가 이런 일을 좋아하나 봐요. 그리고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만족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실 때가 있거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 일할 힘이 나죠.”

“아쉬움은 늘 있어요. 자연치에 맞춰 만들었는데 어딘가 덜 맞으면 계속 생각이 나요.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아서요. 그러다 보니 또 공부하게 되는 거죠.”

상업적인 길과 장인정신의 길이 따로 있다면, 그는 뒤쪽을 고른 사람이다. 삭제를 줄이고, 티 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수치과병원과 임백진 실장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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